창업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은 성공적인 창업가들의 스토리에 매료되어 자신도 그들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창업의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성공 사례들은 ‘빛나는’ 조건들을 갖춘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빛나는’ 조건이란 학벌, 집안 배경, 강력한 인맥 등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비즈니스의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빛나는 조건이 성공을 보장할까?
2020년 ‘한겨레’가 김도현 국민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대표 스타트업 80곳 창업자들의 절반 이상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등의 명문 대학 출신이거나 미국 상위 30위권 대학 출신이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1] 이 통계는 학벌이 성공의 절대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학벌이나 배경이 창업에서 직접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은 강력한 인맥을 형성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는 창업 초기 단계에서 필수적인 팀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투자를 유치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아직 제품이 완성되지 않았거나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공 가능성을 평가할 때 '팀'을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팀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
창업 초기에는 투자자들이 단순히 대표이사 한 명의 역량만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팀 전체의 구성과 역량이 사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스타트업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해야 하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IT 업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기술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고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팀이 없다면 스타트업은 빠르게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이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공동 창업자를 서둘러 구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네트워킹 행사에 참석하거나 SNS를 통해 파트너를 찾으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 파트너를 찾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다수의 공동 창업 관계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입니다.
쉽게 구한 팀은 쉽게 무너진다
사업이란 돈과 신뢰가 얽힌 복잡한 관계로, 심지어 가족끼리도 경영을 할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물며 수십 년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단지 몇 번의 대화로 인생을 함께할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는 것은 너무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기대입니다. 이는 마치 처음 만난 사람과 결혼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창업의 여정은 불확실성과 도전이 가득하기 때문에 단단한 신뢰와 비전의 일치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쉽게 구한 팀은 쉽게 무너집니다. 공동 창업자의 가치관이 충돌하거나 목표와 비전이 다르면, 사업 초기에 겪는 여러 도전에 대응하지 못하고 금세 분열합니다. 창업은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인생의 큰 부분을 공유하는 과정이므로, 팀 구성은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팀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성공적인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스킬셋이나 경력을 고려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팀원 간의 신뢰, 비전의 공유,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에 대한 일치가 필수적입니다. 팀원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는 변화에 대한 유연성입니다. 스타트업은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과 기술의 흐름 속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유연성을 갖춘 팀이 생존할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팀을 구성할 때는 단순히 네트워킹 행사나 SNS에서 잠깐 만나 마음이 맞을 것 같다는 느낌만으로 파트너를 정하지 말고, 오랜 시간을 두고 신뢰를 쌓으며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가치관이 다르면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빛나는 조건이 성공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창업에서 ‘빛나는’ 조건들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조건들은 비즈니스의 출발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쉽게 구한 팀은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창업을 시작할 때는 현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비즈니스 파트너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1] 최민영. (2020, 12 07). 학벌, 판교IT기업, 남성…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 3가지 열쇳말.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PRINT/973041.html